- 잠실ON 진료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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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도폐색으로 인한 배뇨 곤란으로 내원한 고양이의 치료 후기
- Date: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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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요도폐색 치료 후기
2살 고양이가 3일 전부터 구토 및 배뇨 곤란 증세를 보여 본원에 내원했어요.
화장실을 계속 들락날락 하면서도 시원하게 배뇨를 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제부터는 평소에 잘 먹던 사료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초음파상에서 방광 내 다량의 슬러지가 확인되었고, 이로부터 이차적으로 요도 폐색이 발생한 것으로 보였어요.
<초음파 검사에서 방광내 슬러지 확인>
고양이, 특히 수컷 고양이에서는 방광염에 이차적으로, 플러그, 결석 등에 의해 요도 폐색이 발생하는 일이 잦은데, 이를 해소하지 못한 채로 배뇨 곤란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신장에도 가역적인 혹은 비가역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뇨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방광 내에 머물러 방광이 확장된 채로 오래 지속되면 방광 무력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원활한 배뇨를 위한 처치가 필요한데요,
이 환자와 같이 요도 폐색으로 뇨의 통로가 막힌 경우에는, 가장 먼저 요도로 카테터를 진입시켜 통로를 확보한 뒤, flushing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플러그나 결석 등을 쪼개거나 방광으로 밀어 넣고, 요도 폐색을 일으킬 수 있는 찌꺼기들을 세척하는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시간 내에 요도 폐색이 재발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뇨카테터(임시 오줌길)를 장착한 채로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또한 폐색이 금방 해결되었다 하더라도, 배뇨 곤란이 지속된 기간이 길어 내원 당시 신장 수치가 많이 올라가 있다면 입원하여 세심한 수액 처치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아이의 경우 카테터를 진입하고 flushing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저항감이 느껴졌고, 내원 당시 경미한 전해질 불균형과 함께 신장 수치가 매우 상승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장수치 상승>
폐색에 의해 단기간에 오른 수치라면 시기 적절한 처치로 금방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신장이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게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배뇨를 돕기 위한 적극적인 처치가 개입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도 방광 내에 정체되어 있는 오줌을 뽑아서 방광의 크기를 줄인 뒤, 뇨카테터 장착 후 이틀간 입원하면서 배뇨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어요.
<좌: 천자한 뇨, 우: 뇨카테터 장착>
물론 다른 약물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배뇨를 돕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액 처치예요. 이 때 중요한 것은 뇨카테터를 통해 빠져나오는 뇨의 양입니다. 주입한 수액량에 훨씬 못 미치는 뇨량이 확인된다면 과수화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액 속도는 낮추고 뇨의 통로를 재확보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이 아이는 적극적인 수액 처치로 이틀 후 신장 수치가 정상화 된 것이 확인되었어요.
뇨카테터를 통해 오줌이 원활하게 나오는 것도 확인했기 때문에, 입원 사흘 차에 뇨카테터를 제거했습니다..
<자발 배뇨 확인>
요도 폐색 발생 후 뇨카테터를 장착한 수컷 고양이는 뇨카테터를 제거한 후 24~48시간 내에 재폐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뇨카테터를 제거한 후에도 하루나 이틀 더 입원하여 원활한 배뇨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아이는 뇨카테터를 제거한 후에도 큼직한 감자가 만들어지는 것이 확인되었고, 따라서 앞으로의 주의사항에 대한 보호자 교육 후 퇴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