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ON 진료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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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욕부진, 구토, 설사, 혈변 증상으로 내원한 강아지의 에디슨(부신피질기능저하증) 증후군 치료후기
- Date: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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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부신피질기능저하증) 증후군' 치료후기
7살 스피츠 환자가 식욕부진, 구토, 설사, 혈변 증상을 보인다며 내원하였습니다. 타병원 두 곳에서 며칠간 치료했지만 차도가 없었다고 하네요.
본원에서 실시한 분변검사에서는 증상을 유발할 만한 감염체가 발견되지 않았고,
<분변검사 결과>
전반적인 혈액검사상 강아지에서의 염증을 나타내는 CRP라고 하는 수치의 상승과 함께 췌장염을 나타내는 수치(cPL)의 상승 외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습니다.
<CRP 상승과 cPL 상승>
<혈액검사. amylase 증가 외 특이사항 없음>
그리고 소화기에 대한 초음파 검사상 장 전반에 걸친 장염 소견과 미약한 췌장염 소견을 얻었습니다.
정상적인 장과 췌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강아지 정상 소장의 모습>
<강아지 정상 췌장의 모습(화살표)>
염증이 있을 때에는 다음과 같이 소장 분절들의 두께가 증가하고 구불구불한 모습을 보이고 췌장의 두께가 증가하고 췌장의 에코가 감소(어둡게 보임)하는 동시에 췌장 주변의 에코가 증가(밝게 보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초음파검사 결과 미약한 췌장염 소견>
<초음파검사 결과 장염 소견>
이외에는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과 염증수치 상승을 유발할 만한 요인이 확인되지 않아 우선 췌장염과 장염에 대한 입원 처치를 진행했습니다. 입원 초반에는 무른 변 형태의 혈변과 구토가 여전히 존재했고 기력도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품구토를 하며 기력 없는 모습>
<거품 구토를 한 모습>
<혈변.연변>
또한 염증 수치도 꾸준히 증가했죠.
하지만 투약하던 항생제를 변경한 후에는 증상도 호전되고 염증 수치도 개선되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입원치료 후 하나는 더 이상의 구토나 설사를 보이지 않았고 혈액 검사와 초음파상 보였던 비정상 소견들도 개선되어 퇴원하였습니다.
하지만 재진을 위해 내원한 하나의 보호자로부터 안타깝게도 무른 변과 구토의 재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내과 의료진은 소화기 치료에 반응하여 호전되었다가 다시금 재발하곤 하는 하나의 증상에 대해, '에디슨 증후군'의 가능성을 고려했습니다.
에디슨 증후군이란?
에디슨(혹은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라고 하는 호르몬 질환은 부신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어야 할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데요, 아직 정확한 기전이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매개성 부신 파괴, 혹은 부신 호르몬의 분비를 관장하는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의 문제가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디슨 증후군은 그것을 대표할 만한 특징적인 증상이 아니라 비특이적인 증상들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질환이 매우 진행된 단계에서는 심각한 탈수와 함께 경련,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식욕부진, 기력저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간혹 다음/다뇨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단순 소화기계 혹은 비뇨기계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또한 'wax and wane' 즉, 강아지가 기력이 떨어지는 듯 했다가도 금세 활력을 되찾는다거나, 며칠간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을 보이다가 호전되는 등 미약한 증상이 발현되었다가도 또 금방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어 보호자는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본원의 의료진은 복부 전반에 걸친 초음파 검사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위축된 부신을 확인했고, 뒤이어 진행한 ACTH 자극검사에서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을 확정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ACTH 자극검사 결과. pre-, post- 모두 1 이하로, 부신피질기능저하증 진단 가능>
에디슨 증후군에서는 보통 저나트륨혈증, 고칼륨혈증 등의 전해질 불균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하나의 경우 그러한 불균형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에디슨 증후군은 단순 소화기 증상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하지만 본원에서는 내과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으로 에디슨을 진단할 수 있었고, 다행히도 질병이 더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에디슨 증후군은 평생에 걸친 관리가 필요한데요,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prednisolone, fludrocortisone acetate (Florinef), DOCP 주사제가 있습니다.
<DOCP 주사제. Zycortal>
<Florinef>
부족한 호르몬의 종류와 그 정도에 따라 위 치료제 중 하나 혹은 둘을 선택하죠.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어야 할 cortisol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을 최대한 피해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상황이 예상될 시에는 추가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하나는 현재 스테로이드 약을 먹으며 관리 중인데요,
변 양상도 많이 좋아졌고, 보호자분이 느끼시기에 활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하네요!
<활력을 되찾은 하나>
<치료 후 발랄해진 하나>
물론 전해질 불균형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는 않는 지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모니터링 해야겠지만, 투약만 꾸준히 잘 한다면 이제 건강히 지낼 날들만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